A Game of the Real and Imaginary Aroused by Imagination : Excavation and The Islands  


Jung Kilsoo

          Lee Young-hee has recently created a series entitled Excavation, displaying them at the show The Crack. In this work she represents her emotions derived from the color, texture, and pattern of comb-pattern pottery, exploring its potential. Lee approaches this work not to restore the pottery’s original form but to represent a world of new imagination through the overlap of forms with diverse textures and patterns. The concepts of ‘restoration’ in archeology and ‘representation’ in art are very similar in that both rely completely on the original form. Despite the difference of the two concepts, the former is to revive an object’s original appearance while the latter is to represent the original form through imitation. 
          If she confined her attitude toward the pottery to just restoration or representation, Lee’s work would only be a record of past things or a recreation of something from the past. But, she sees artifacts like pottery as complex symbols of space and time, going beyond mere imitation or revival. In other words, Lee sees this pottery as an accumulation of space and time. Lee does not perceive an artifact as a completely separate individual; instead she sees all the traces of life in the multiple layers covering the artifact and even the wild grass growing between its fragments. Her view of or attitude toward space and time does not fix the present time by dividing it as a lineal unit, but represents it as something abstract in which the present time is a mixture of past and future time. She understands things are always in flux. I described this feature of her work in my essay on her 1997 exhibition as “something multilayered, situated at the point where stagnant and continuous time, the variable and invariable, shared things and fragmented time intersect” 
          Upon close examination, we realize the fragments of a pottery she uses have different patterns and forms and thus lack unity. The pottery appears as a combination of different fragments and surrounding images collected from diverse places at random. Her work above all shows it has nothing to do with restoration or representation in that it still remains as fragments, and does not embody any complete form of pottery. 
          The main materials the artist used until recently were fibers with subtle difference such as cotton cloth and hemp cloth and other subsidiary materials such as abaca, sewing cotton, and cotton. Lee inserts cotton or leaves in a fiber structure with inner and outer cloth and then combines this with other elements. Next, she dyes this with red clay to create the illusion of faded color, and then inscribes patterns of the pottery on its fragments. 
          Fragments Lee Young-hee makes do not form a work of art but mere material for creating a work of art; things that can be combined and reconstructed, depending on situation and site, a way reinforced by her open ways of display and work. The artist has exhibited her works not only in galleries and museums, but display windows and walls of a department store. Recently, she displayed work at outdoor venues of the Winter Daeseong-ri exhibition and Juksan Arts Festival. The selection of venue and method of installation are dependent on the situation there or her imagination of and inspiration from the place. This approach recalls an era before art was displayed in a frame. Since then however painters came without consideration of the venue where their works are displayed. In this sense Lee’s work offers the clue to a significant aesthetic element. That is art should not separate from real life or comprehensive space-time that takes place there. 
          Her 1998 solo exhibition at the Tot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was The Islands. The museum building had a unique structure with many floors plus one semi-basement linked with steps. Once a performance hall, the building had a rough surface, and all doors between galleries were gone.
Her installation here reminiscent of islands appeared connected and overlapping within, slightly apart from the floor under lighting recalling a dark night at sea. The semi-basement was presented as a clandestine space like a cave filled with moisture and curiosity. But, the second floor was soaked with natural light from a wall-size window, and nothing was installed there. Structures reminiscent of small islands on a borderless sea: and objects on walls looked like a precipice, while vinyl and red clay on the floor evoked reality. 
          Lee’s work dramatically presents space through a game of represented images in imagination and association. The most salient change to the 1998 exhibition is her return to the images of association. They recover a lyric, sympathetic emotion, embracing a meditative, transcendental view of nature sporadically appearing in previous work featuring abstract images.

발굴-섬, 상상에 의해 환기되는 실재의 가상과 유희


이영희는 전통과 그 의미의 현대적 해석이라는 관점을 일관되게 작품의 주제로 수용해 온 작가이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자칫 전통적 이미지를 표피적으로 전달함으로써 관찰자의 공감을 유도하려는 일차적 포장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위험이 뒤따른다. 그러나 이영희에게 ‘전통’과 ‘현대’는 우리가 처한 ‘현재’의-이러한 시간 단위의 구분이 여전히 유효한 일반적 의미에서- 복합적 상황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또 그것을 의식의 외면으로 드러내려는 지속적인 노력으로 이해되고 있다.
“나의 작업의 출발점이 삶의 현장이자 내가 머무는 환경이므로 이러한 공간은 전통?풍속?역사?현실 등이 씨실과 날실처럼 복잡하게 얽혀있는 곳이다.”라는 진술을 통해서 우리는 그녀가 말하는 ‘삶의 현장’과 ‘환경’이 일상적 체험의 이야기가 아니라, (비)역사적 인식과 밀접히 관계한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전통을 형성하는 시간과 공간의 일방적 흐름이 그녀가 속한 현재와 마주침으로써 그 진행을 멈추고 화석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통은 그녀의 방대한 고고학적 편집증에 의해 재 수집됨으로써 현재의 일부분으로 재편되며 유기적 전체로서 재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의식의 파편으로서 단편화된다.
앞에서 인용한 그녀의 진술 중 ‘씨실과 날실’이라는 용어는 우리에게 자연에서 문명으로 전환되는 과정의 한 단면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해 준다. 씨실과 날실은 직조를 가능케 하는 가로실과 세로실을 가리키는 것으로, 섬유조직을 구성하는 가장 기초적 단위이다(동질적인 것이든 이질적인 것이든). 씨실과 날실의 반복적 교차에 의한 결합은 물질이 1차원적 특성에서 2차원적 특성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설명해 준다. 즉 선적인 요소들로 구성된 실들은 그것의 수평?수식적 결합에 의해 평면적 섬유로 전환되며 더 나아가 입혀지고, 씌워지고, 덮혀지는 일상생활의 필요에 의한 용도로 재결합됨으로써 3차원적 입체로 변형된다.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그것이 일상적 용도로서뿐만 아니라, 염색과 다양한 직조기술이 덧붙여짐으로써 장식적 기능을 수행, 결과적으로 자연과 문명 그리고 예술의 관계를 총체적으로 암시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영희가 말하는 씨실과 날실의 의미는 문명의 진보적(퇴행적) 과정을 직선적 또는 수평적 흐름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그녀가 지시하는 것은 정체된 시간과 연속적 시간, 고정된 것과 가변적인 것, 동시에 공유하는 것과 분절된 시간적 단위들을 연결하는 관계들이 수적+수평으로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하는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자신의 현주소이다.
전통과 민속 그리고 고고한적 유물과 태고적 이미지 등은 동시대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으로서-특별한 시간적 구분을 전제로 하지 않는 것으로서 이영희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다. 이와 관련된 1986년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을 개괄적으로 추적해 보면, 옛 여인들이 물건을 머리에 이고 운반할 때 사용하던 또아리, 짚신, 민속신앙인 당산의 이미지, 솟대, 암각화를 연상시키는 도상, 농기, 유물발굴 현장의 평면도, 수맥과 산맥의 흐름을 중시한 우리의 옛 지도, 빗살무늬토기의 파편과 그것의 복원된 형태 등 다양한 이미지들이 작품의 주된 제재로서 사용되어 왔다. 이 시기 동안 이영희는 비교적 대상의 물질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경향과 대상을 재-현하고 그것을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역으로 그 대상의 의미를 되묻는 형식, 전통적 이미지와 현대적 이미지를 결합시킴으로써 새로운 상징성을 획득하려는 등, 소재와 재료의 선택을 다변화시키면서 꾸준한 자기 변모를 시도해 왔음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1995년의 개인전을 축으로 크게 변화한다. 우선 일회적이고 한시적으로 느껴지던 제재의 선택은 보다 더 밀도 있게 그것의 의미를 탐색하고 있으며, 작품은 유물의 원형적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것에서 일탈하여 그 원형의 파편들이 무작위적으로-물론 그것은 정밀한 계산에 의하여 재단되고 다시 재봉된 것이다-결합된 양상으로 진행된다. 이 때 선택된 표현 소재인 토기는 인간의 생활이 수렵?채집 양식에서 정주(定住) 양식으로 변화하면서 필수적으로 고안?제작된 것이며, 문화 형태가 개방적인 것에서 폐쇄적인 것으로 전이됨에 따라 한 집단의 고유한 특성이 비교적 잘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암시하는 바가 크다.
1995년에 있었던 개인전에서의 작업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그 하나는 <토기에서>라는 제목의 작품들과 <박제된 시각-복원된 유물의 해부도>라는 제목의 작품군이며, 다른 하나는 <발굴>이라는 제목의 작품들로서 양자는 매우 상이한 변별적 차이를 드러낸다. 우선 작품 <토기에서>는 서로 다른 문양으로 구성된 조각난 파편들이 결합됨으로써 토기의 형태를 재-구성하고, 또 <박제된 시각-복원된 유물해부도>에서는 고고학적 참조자료로 제시되는 토기의 단면도가 역시 재-구성된다는 점에서- 그것이 원형을 완전히 재현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원형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또아리와 짚신을 재-현한 작품과 유사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작품 <발굴>은 다양한 토기의 단편들이 자의적으로 비교적 자유롭게 결합되었다는 것만을 암시할 뿐이다. 즉 전체성을 배제하고 원형의 파편인 부분들의 조합을 강조한다. 그리고 이전의 작품들이 단일한 재료로 이루어 진데 비하여 매우 이질적인 질감의 천을 사용하고 있으며, 대조를 이루는 색조를 드러냄과 동시에 자연물린 황토 흙을 바닥에 뿌림으로써 종합적 공간으로서의 설치를 기획한다.
이번에 선보이게 될 이영희의 두 번째 개인전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미 작품 <발굴>의 연작에서 그 전조를 예감하는 것으로서, 그것을 통하여 성찰된 가능성을 연장?심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작품은 특정한 유물의 외형에 자기 한정되어 있던 것에 놓이기도 하고 공중에 중첩적으로 떠있기도 하면서 보다 내밀한 공간의 설치작업으로 유도된다. 또한 재료에 있어서도 이전에는 부드러운 천연섬유의 질감과 유연성이 그대로 드러난 데 비하여 목공용 접착제를 천에 사용함으로써 경화되고 화석화된 느낌으로 변화시킨다.
특히 95년의 개인전에서 부분적으로 사용되던 빛의 역 투사는 이번 전시회에서 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그 이전에 사용되던 빛이 바라보는 주체와 보여지는 객체의 사이에서 양자의 관계를 보이지 않게 매개하였다면, 이제는 거꾸로 작품의 배후에 그것이 위치함으로써 주체와 객체의 관계를 간단히 전도시킨다. 그렇다. 대자적 관계의 저편에서 미적 가치 평가의 진열대 위에 놓여져 호기심 어린 눈길에 의해 탐닉의 대상이 되던 작품은 이제 ‘눈부신’ 역광으로 자신의 모습을 은폐-노출시킨다. 이 때 작품이 갖는 고유의 물질성과 정체성은 그것의 견고한 존재의 외피를 벗어 던지며 화석화된 재료의 중량감은 가볍고 투명한 것으로 전이된다. 빛이 투과됨으로써 작품 안에 내장된 나뭇가지와 나뭇잎, 뭉쳐진 솜 등의 음영은 시각적으로 노출되며, 그것은 박음질로 나타난 토기의 문양, 파편과 파편을 결합한 두터운 재봉선-그것 사이에는 마실과 아바카사 등이 돌출되어 있는데, 그것은 토기의 파편들 사이에서 자라나는 풀을 형상화한 것으로, 세월의 흐름, 시간의 깊이들을 암시하는 것이다-과 투명하게 보이는 섬유조직, 또 작품의 외곽 형태 밖으로 퍼져 나오는 빛의 번짐 등과 어우러져 미묘한 느낌을 전달한다. 그 미묘한 느낌은 노출과 은폐의 관계가 거꾸로 자리바꿈하거나 뒤섞인 곳에서 발현되어 관찰자를 모호한 시각적 혼돈의 세계로 끌어 들인다.
바로 이 곳이 이영희가 이번 개인전의 주제로서 씨실과 날실처럼 얽혀 있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상징은 본질적으로 단편이며, 유기적 체계와 대립적 관계에서 작동한다.
밝음에서 어두움으로, 무거운 것에서 가벼운 것으로, 동질적인 것에서 이질적인 것으로, 통일적 전체에서 단편적 부분으로, 이성적 논리에서 명상적?초월적 자연관으로 이행하는 가치의 전도 혹은 가치의 혼재가 이루어지는 현장에서 우리는 사물의 존재를 넘어서 전개되는 비명증성의 세계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